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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검진의 허와 실
한국은 암 치료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다른 국가에 비해 생존율이 월등히 높다.
앞서 밝혔듯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100%를 넘는다. 생존율 90%를 넘는 암은 일곱 가지나 된다.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에 이어 유방암, 대장암, 위암, 자궁경부암, 난소암도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다. 앞서 설명한 비교생존율의 문제는 국민들의 건강 상태가 갈수록 나빠져서 다른 이유로 죽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암 환자들의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암 환자 생존율이 동반 상승했다. 절대 숫자가 아닌 비율이기 때문이다. 뭐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다 있나 싶겠지만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한국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은 것은 비교생존율이라는 통계학적 마술 때문만은 아니다.
조기 검진도 한몫한다. 조기 검진을 통해 일찌감치 암을 발견하게 되면 생존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해마다 정기검진을 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다 보니 별다른 증상 없이 정기검진을 받다 발견되는 암이 많다. 병기로 따지면 1기 혹은 그 이전의 암도 적극적이고도 가혹한 의학적 개입을 통해 치료가 시작된다. 암의 진행 속도도 모르고 나중에 암으로 발전할지도 모르지만 마치 다른 방법이 없다는 듯 곧바로 수술해서 떼버리고 항암 치료를 통해 확인 사살한다. 장기에서 혹이 발견됐다는 통계를 들은 환자는 공포에 사로잡힌 나머지 병원에서 제시하는 치료에 거의 대부분 수긍한다. 아직은 초기여서 생존율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천만다행이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 안 그럴 이유가 없다. 그런 식으로 '초기'를 넘어선 '극초기' 암 환자들까지 통계에 잡히니 생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암 치료 순서
그러나 병원 치료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 성격과 스트레스 관리
- 깨끗한 음식과 충분한 영양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영양분은 무기와 같고 면역 체계는 군대와 같다. 영양이 없으면 무기 없이 싸우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면역이 망가지면 싸울 수가 없다. 항암 치료는 면역을 망가뜨린다.
위의 두 가지가 주가 되고 병원 치료가 부수적인 치료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보통은 순서가 바뀌어 있다. 심지어 부수적인 치료만 하고 주 치료에는 전혀 관심 없는 환자와 의사들도 수두룩하다.
특히 성격과 스트레스 관리는 면역과 깊은 관계가 있다. 암 환자가 제일 먼저 디톡스해야 할 것은 간이나 대장 같은 장기가 아니라 바로 머리다. 생각, 정신, 영혼이다. 감정 청소(Emotional cleansing)가 필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이 암의 원인이 된다는 건 가설이 아니라 사실이다. 과학적으로도 증거가 너무 많다.
스탠퍼드 의대 데이비드 스피겔(David Spiegel) 교수도 처음 연구할 때는 회의적이었다. 그렇지만 결과를 보고 너무 놀랐다. 유방암 여성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암 치료와 함께 삶에 대한 치료를 병행한 사람들이 두 배 이상 생존율이 높았다.
예일대 연구 결과를 보면 억눌린 성격(repressed personalities)을 가진 사람이 암의 발전 속도가 훨씬 빨랐다. 용서하지 못함, 분노, 질투, 배신감, 꾹꾹 누르고 분출하지 못한 스트레스, 성냄, 짜증, 어쩔 수 없는 상황, 갑갑함, 화내지 못하는 성격,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 못하는 성격이나 상황은 암을 일으킨다. 그렇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들 보기엔 대부분 천사같이 착한 사람들이다. 본인은 그만큼 더 힘들어서 암에 걸린다.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의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유발하면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증가하여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선 안 된다.
대신, 반대되는 감정들에 충만하게 휩싸이면 좋을 수밖에 없다. 용서, 화해, 사랑, 대충대충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 성격, 큰 웃음(미소 말고)은 암을 몰아낸다. 억지로 혹은 가짜로 웃어도 우리 뇌는 모른다. 진짜로 웃는 줄 알고 엔도르핀과 같은 행복 호르몬을 분비한다. 필요하면 웃음 학교라도 다녀야 한다. 웃음 학교가 우스운가? 결코 우습지 않다. 나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많이 웃는 사람이 장수한다. 노래 학교도 좋다. 웃음과 노래, 둘 다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 연구가 없으면 또 어떤가? 제발 많이 웃으시라.
암의 연관 검색어는 죽음일 것이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죽음이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지만 그 생각을 단절해야 한다. 죽음이 두려워 정신줄을 놓은 채 살려달라고 매달릴 일이 아니다.
암을 경고 신호로 받아들임으로써 터닝 포인트가 되어 삶이 바뀐 분들이 있다. 모난 성격, 용서하지 못한 것들, 일, 스트레스, 음식... 모든 것들을 자기가 주도권을 잡고 바꾼 분들이다. 암 환자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사고다. 면역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암과 싸우기 위해 내가 갖고 있는 유일한 무기가 바로 면역력이다. 반면, 부정적인 생각은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보다 우리를 더 빨리 죽인다.
암, 다시 생각하기
암이라는 질병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혹덩어리가 있기 때문에 무좀이나 사마귀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혹만 떼어버리든 지져 없애든 눈에서 사라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의사도 그렇게 생각하고 환자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왜 혹은 생겼는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혹은 암은 아니다. 혹을 떼어버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혹은 단지 증상에 불과하다. 암이라는 총체적인 건강 상태, 면역 상태의 결과일 뿐이다. 암에 걸린 게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있어 암에 걸린 것이다. 이를 이해하고 못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왜?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치료의 선택이 달라지고, 결과와 운명이 달라진다.
암은 사형 선고가 아니다. 암은 증상이다. 몸이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다. 결과물이다. 몸의 생존 본능이다. 경고 신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와 주변을 돌아봐야 할 때다.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을 바꿔야 할 때다. 달라지지 않으면 병은 그대로 진행된다. 확 달라져야 병의 진로가 바뀌지 않을까 기대라도 해볼 수 있다.
출처: 환자 혁명 - 조한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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