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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았을 때 환자가 취해야 할 가장 올바른 행동은 무엇일까? 전적으로 의료진을 믿고 병원 치료를 잘 받는 것일까? 나는 감히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의 문제를 남에게 떠맡기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좀 더 완벽한 세상에선 그것이 가능할지 몰라도 현재로선 아니다. 암 치료에 접근하는 방법은 미국과 독일이 다르다. 일본과 한국이 다르다. 국가마다 다르고 의사마다 다른데 어느 나라, 어떤 의사에게 전적(?)으로 맡긴단 말인가?
결국 최종적인 치료 선택의 부담은 환자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암치료 병원을 고를 때와 가슴 성형 수술 병원을 고를 때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새로 사거나 하다못해 스마트폰 하나를 장만할 때도 이것저것 따져보고 시간을 들여 정보를 수집한다. 암 치료를 선택할 때도 그렇게 하라는 것뿐이다. 암 치료를 결정하는데 스마트폰을 살 때보다 덜 심사숙고한다면 뭔가 잘못된 그림이다. 이 메시지가 어려운가?
신이 정해준 절대적인 방법이나 온전한 과학이 제시하는 절대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신중해져야 한다. 게다가 자본주의적 이윤이라는 개념이 섞여 들어갔을 때 정보는 혼탁해지고 환자들의 혼란은 가중된다. 불신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소중한 메시지를 자칫 잘못 이해해서 병원을 멀리하라는 말로 이해하는 독자가 없길 바란다.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정보 그리고 다양한 치료 옵션에 대한 정보이다. 불행히도 모두 다 환자에겐 쉽게 허락되지 않는 것뿐이다.
일반의 인식과 달리 대부분의 경우 암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응급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적으로 의료진(전문가)에게 모두 내맡길 단계가 아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 내 상황에선 의사의 순간적인 판단력과 경험에 의존해야 하지만 암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만성 질환이고 대사 질환이다. 자꾸 죽음이 연관되고 불안하고 다급한 나의 심리 상태가 반드시 응급 상황은 아닌 것이다. 그러니 환자 스스로 시간을 두고,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다. 감히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접했다는 가정 아래 본인의 치료에 대해 지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병원의 표준 치료가 되었든, 한방 치료가 되었든, 대체의학이든 민간요법이든 상관없다.
왜냐하면 누구한테나 똑같이 효과가 나는 암 치료법은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체질이 제각각이고, 개인이 처한 환경이 다르며, 같은 간암이라 해도 암마다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3기 간암이 똑같이 진행되지 않는다. 열 개의 암이 있으면 열 개의 암 모두 제각각이다. 그렇지만 병원 치료는 획일화되어 있고, 이를 표준 치료라고 부른다.
현대 의학이 규정한 암 표준 치료는 단 세 가지, 수술, 항암, 방사선이다. 그 외의 치료법들은 보통 병원에선 다루지 않고, 암 전문의들 또한 이를 훈련받지 않는다. 환자들이 이 세 가지 방법 외의 암 치료를 시도할 경우, 담당 의사는 이를 저지한다. '검증되지 않았다'라는 것이 의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환자에게 허락된 암 표준 치료는 어떤 검증을 받았을까? 또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2016년 미국에서 새로운 암 진단 케이스가 168만 5천 건이 넘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60만 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좀 더 피부에 와닿는 숫자로 환산하면, 하루에 4,620명이 암에 걸리고 1,644명이 암으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9·11 테러 당시 무역센터빌딩에서 2,996명이 희생당했다. 그로 인해 미국은 중동에서 전쟁을 벌였는데, 암으로 하루에 1,640명씩 죽어가고 있지만, 정작 개선되는 것은 없다. 마치 암 발병 증가를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처럼 여기는데, 미국암학회가 그러면 안 된다. 올바른 정보와 환경오염, 먹거리 규제로 암 환자 수를 의미 있게 줄일 수 있다. 아무도 관심이 없을 뿐이다. 암과의 전쟁에서 실패한 병원에 계속 돈을 갖다 바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모노폴리의 문제점이다.
암 치료 비용이 얼마길래 돈을 갖다 바친다고 할까? 의료비 높기로 악명 높은 미국의 통계이긴 하지만 여느 질환의 치료비에 비해 유난히 비싸다는 점은 다를 바 없다. 종류에 따라 다른데 한 달 항암제 비용은 보통 1만 달러(한화 약 1,100만원)가 넘고 2만 달러를 넘기는 항암제들도 흔하다. 단지 약값만 그 정도에 달한다. 원가가 비싸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 비용 때문도 아니다. 의약품 연구개발 비용에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1970년대에 개발되어 이미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다 뽑고도 남은 항암제들 역시 약값이 떨어질 줄 모른다. 오히려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는다. 약값이 비싼 이유는 오로지 암이기 때문이다. 암이 위중한 병이고 환자들이 치료를 거부하지 않고 매달리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된다. 그것이 약값이 비싸게 형성되어 있는 유일한 이유다. 제약 회사는 자선사업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ABC 방송의 시사 프로 <20/20>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2016년 미국 암 산업 매출 규모는 1,6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루에 4억 4천만 달러, 한 시간에 1,8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항암제 유통 구조
병원에서 항암 치료만 고집하는 이유가 오직 과학적 근거에 의한 결정이라고 믿는다면 평생 당하고 살 수밖에 없다. 늘 그렇지만 과학보다는 돈의 힘이 더 세다. 보통 사람들은 돈의 힘을 간과하고 과학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학도 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더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미국 사람들이 잘 쓰는 명언이 있다.
"Follow the money."
돈을 따라가면 답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암제의 유통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NBC 방송의 <나이틀리 뉴스>에서 취재한 내용이다.
보통 병원에 가면 의사는 약을 처방만 해주고 환자는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한다. 편두통이 되었든 위산 역류나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이 되었든 종류에 상관없이 똑같은 구조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는다. 처방해준 의사는 약 판매 수익과 전혀 관계가 없다. 바로 의약 분업이다. 의사들은 약을 팔아서 차익 남길 생각 하지 말고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만 처방하라는 의도로 생겨난 제도다. 합리적이고 좋은 제도다.
그런데 항암 치료는 조금 다르다. 약국에 가면 항암제가 없다. 항암제는 유일하게 암 전문의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약제다. 항암제의 유통 구조는 이런 식이다. 암 전문의가 항암제를 제약 회사로부터 2천 달러를 주고 주문한다. 그리고 환자에게 1만 2천 달러에 판매한다. 의료보험을 통해 청구하면 보험 회사가 일부를 삭감하고 약 9천 달러를 지급한다. 그럼 9천 달러를 종합병원과 암 전문의가 반반씩 나눠 갖는 구조다. 항암제만이 유일하게 의사가 직접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의약품이다.
NBC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이해관계의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 발생하지 않겠내는 것이다. 지극히 합리적인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환자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건 의사의 양심밖에 없다. 그동안 항암제가 남긴 기록을 보면 처참하게 실패해왔음에도 여전히 암 치료의 맏형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다 돈 때문이다. 아닌가? 현재의 시스템을 보면 병원은 암을 못 고쳐도 돈은 마음껏 벌어가는 구조다.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 다 마찬가지다. 현대 의학은 만성 질환 성인병을 너무너무 못 고친다. 환자가 망가져도 돈이 되니까 계속 나서는 것뿐이다. 이렇다 할 경쟁이 없다 보니 모노폴리가 가능하고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기술 개발은 일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패러다임은 바귀지 않고 있다.
출처: 환자 혁명 - 조한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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