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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상식 =

암 생존율의 비밀

라이프체인징시크릿 2025. 6. 4. 23:03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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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계는 암과 싸우느라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너무 나무라는 거 아니냐? 암에 걸려도 요즘 많이 살지 않냐? 생존율 올라가지 않았냐? 하는 반문이 나올 만하다. 그에 대한 대답은 암 치료 생존율로 대신할 수 있다. 암 생존율에 관한 통계자료가 존재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발표 자료다. 암 치료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연구를 하다 보면 자주 눈에 띄는 영어 약자가 있다. SEER(Surveillance of epidemiology of end result program),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데, 암 통계 자료의 '골드 스탠더드'로 통한다. 전 세계 누구나 다 갖다 인용하는 숫자들이다. 암 치료 효과가 얼마나 발전했나? 암이 발병하고 생존하는 상황은 좀 어떤가? 눈에 띄는 개선이 있나? 하는 것들을 알아보기 위해 운영하는 통계자료다.

    그런데 모름지기 데이터는 해석이 중요하다. 이 통계 숫자들을 볼 때 반드시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이 있다. 앞서 모노폴리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타락하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유방암 생존율을 검색해 보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거의 90% 가까이 나온다(89.7%). 이는 굉장히 고무적이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희망에 찬 숫자다. 그렇지만 이 수치는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과 '같은 연령대의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 여성들의 사망률'을 비교한 것이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 여성들도 죽는다. 미국이니까 총에 맞아 죽든, 차에 치여 죽든,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로 죽든, 신부전증이나 천식이든, 그냥 자연사이든 뭐가 되었든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이 죽기 마련이다. 유방암 생존율이라는 것은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수를 암 이외의 다른 이유로 사망한 모든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암으로 죽은 여성의 비율이 89.7%라는 것이다. 이를 비교생존율(Relative survival)이라고 한다. 절대 숫자가 아니라 비교 숫자인 것이다.

    한국도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암 환자 생존율 통계를 잡는다. 그러다 보니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의 각 생존율이 101%와 100.5%가 나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 등록본부가 발표한 '2011년 국가 암 등록 통계'를 보면 암세포가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인 암 초기에 발견돼 치료를 받으면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이 101%, 갑상선암은 100.5%로 암이 없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에게 "갑상선 암 생존율은 100.5%인데, 이를 설명하시오"라고 질문하면 답을 못한다. 아니, 의사들도 상당수가 의아해한다.

    보건 당국의 설명은 이렇다.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암이 없는 보통 인구의 생존율과 비교하는 상대 비율로, 100%가 넘게 나오는 것은 암 진단 및 치료 뒤 건강 관리에 힘쓰다 보니 보통 인구의 생존율보다 더 높게 나온 것이다."

    할 말이 없다. 그냥 그러지 좀 말자는 것이다. 생존율 89%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암에 걸린 환자 100명 가운데 89명은 죽지 않고 사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의 기대와 달리 SEER이 제시하는 암 생존율 수치들은 전혀 다른 의미인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일반인들이 인지하는 유방암 환자의 진짜 생존율은 얼마나 될까? 비교 생존율이 아닌 절대생존율로 보면 과연 몇 퍼센트가 5년을 생존할까? 29%다. 두 숫자 간에 큰 차이가 난다. 한쪽은 89.7%, 다른 한쪽은 29%,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71%는 치료를 받다가 5년 내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누가 이런 식으로 '비교생존율'이라는 복잡한 개념을 만들어냈으며, 이 숫자를 떡하니 공식적으로 NIH를 통해 공지함으로써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일까? 의도적으로 그랬다고밖에 달리 생각할 길이 없다. 치료 효과가 좋아 보이고 뭔가 발전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착시 효과를 일으키려는 의도일 뿐, 환자 입장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인 것이다. 이런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하려면 과학 연구 분야의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보통 사람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은밀한 암호와도 같다.

    그럼 비교생존율이 아닌 절대생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자들이 알고 싶은 진짜 암 생존율은 각각 얼마나 될까? 4기 암의 경우, 소세포폐암 환자의 96%가 5년 이내에 사망한다. 그리고 다른 암의 경우에는 이렇다.

     

    • 난소암 67%
    • 췌장암 98%
    • 전립선암 69%
    • 직장암 91%
    • 위암 98%
    • 대장암 93%
    • 식도암 100%
    • 비소세포성 폐암 96%
    • 신장암 92%

     

    숫자들은 훨씬 비관적이다. 이 데이터는 무엇을 의미할까? 지금 병원 암 표준 치료는 전혀 효과가 없음을 말해준다. 그동안 아무것도 개선된 것이 없음을 의미한다. 암 치료 효과가 없는 것까지도 좋다. 아직은 과학 기술의 한계가 거기까지라고...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돈은 돈대로 다 써서 재정적 파산을 맞고 있는데도 개선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의료계 내부에서, 적어도 암 산업 관련자들 중에는 아무도 현실을 통감하거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과학 발전과 더불어 암이라는 질병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보니, 현재의 파괴적인 접근법으로 암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항암 치료는 철저히 실패한 치료법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게 되었는데도 어느 누구도 나서서 개선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 목소리를 내면 오히려 돌팔이로 낙인찍혀 삶이 힘들어질 뿐이다.

    항암 치료가 효과를 나타내는 암이 몇 가지 있다. 아동 백혈병 가운데 일부와 고환암, 특정 종류의 유방암이다. 일찌감치 발견해서 잘라내면 재발하지 않는 암도 있다. 유방암 중에 특정 유전자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 유방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유방을 절제해버리면 재발 위험이 낮아진다. 남자는 절대 자궁암에 걸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발에 무좀 있으면 발가락을 잘라버리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그런 치료가 왠지 마음에 와닿고 마음에 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수백만 명이 무좀에 걸리는데 병원에서 인정하는 치료법이 유일하게 발가락 절단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오늘날의 암 치료가 딱 그런 식이고, 다수의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암학회는 30여 년 전부터 암 치료라는 말을 없애고 '5년 생존율'이라는 말을 고안해냈다. 현존하는 암 표준 치료법들의 당위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병원에서는 '암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암 전문의들은 암 완화(palliation) 또는 관해(寬解, remission)라는 은밀한 표현을 사용한다. 그리고 5년 생존을 완치로 간주한다고 주장한다. 환자와 일반인들은 또 아무 생각 없이 그게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결정인 줄 알고 받아들인다. 대다수 의사들도 양처럼 이를 따른다. 그저 배운 대로, 그저 알려주는 대로...

    그런데 이 5년 생존율이라는 개념 속에는 암이 재발하거나 하는 난처한 상황들이 반영되지 않는다. 환자들 삶의 질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환자들 삶의 질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어떤 형태로든 그저 5년만 살아 있다면 그 환자는 자랑스럽게 암 완치 판정을 받는다. 환자가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통해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겪으며 버티다가 5년을 넘겨 하루를 더 살고 죽어도 5년 생존율 통계에 포함되는 것이다. 보통 5년을 살면 계속 살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나온 개념이라는 설명인데, 현실에서는 이런 말들이 무색하다. 암 치료가 성공했다는 통계적인 숫자만 올라갈 뿐이다. 수술과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제대로 받은 환자들의 상태는 말도 못 하게 피폐해지고 난 후다. 환자들은 바꿔 말하면 고객들인데, 고객들이 보기에 엄청난 착각을 일으키도록 고안된 마케팅 툴에 불과하다.

    과학적 지식이 많거나 대단히 똑똑하지 않아도 주위를 한번 둘러보면 알 수 있다. 4기 암에 걸린 지인들 중 5년 이상 살아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나? 아직 살아 있다면 그들 삶의 질은 어떠한가? 꼭 그렇게만 치료해야 하는가? 암은 대증요법으로 접근할 경우 환자에게만 엄청난 재난일 뿐이다.

    무의미한 치료를 포기하라고 진심으로 환자를 위해 도움을 주는 의사에게 가족들은 병을 치료할 실력이 안 되니까 집으로 돌려보냈다며 비난하고, 그를 고용한 병원으로부터도 돈벌이를 못했다고 질타를 받는다. 그렇지만 필요 없는 수술이나 처치로 환자를 고통스럽게 하고 가족에겐 경제적인 부담을 안겨주면 가족은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그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병원도 그를 인정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출처: 환자 혁명 - 조한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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