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그 이상의 치료

 

통증의 생체심리사회적 접근

 

‘생체심리사회적’이라는 말은 긴 단어이지만, 그 속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환자의 아픈 뼈와 근육에 환자만의 고유한 삶의 이력, 특별한 대처 방법, 개인의 가치, 가족, 직업, 관계, 재정적 압박 등이 붙어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984년 영국의 외과 의사 고든 워델이 처음 기술한 이 방법은 통증의 신체적 증상을 치료하는 동시에 환자의 신념, 심리적 스트레스 및 신체에 대한 태도를 고려하고 있다. 

이 접근법은 수년 동안 의사들에게 전통적인 교육의 일부로 가르쳐졌지만, 관리 치료의 출현, 진료실 면담의 단축,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환자를 봐야 한다는 압박으로 인해 많은 의사가 더는 ‘생체심리사회접근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환자의 모든 면을 알아가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대체/보완적 치료와 기존의 치료법을 결합한 통합 의학으로의 움직임은 이 나라에서 의학이 전달되는 방식을 서서히 바꾸어 나가고 있다. 통합 의학의 의사들은 환자들과 함께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과 정신의 문제를 살펴볼 시간을 찾고 있으며, 그 결과 장기적으로는 환자가 더 건강해지고, 이미 과도하게 확장된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부담마저 줄어들게 해준다. 환자 본인이 그들의 마음,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스트레스 및 다른 삶의 압력을 줄이는 데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게 도울 때 그들의 건강은 개선된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은 이전에 비해 의사를 더 자주 찾을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생체심리사회적’이라는 통합적 접근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다음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내 환자는 50대 중반이며 자동차 사고로 생긴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척추 골절에 골다공증으로 만성 요통에 시달렸다. 그녀는 거의 쉴 새 없이 찾아오는 통증으로 괴로워했으며, 여행을 하거나, 서있거나, 앉아 있을 때조차도 몸으로 느끼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다. 기존의 많은 의료진, 대안 전문가들과 상담한 뒤 결국 수술받기로 결정했다. 수술 뒤 엑스레이를 검토한 외과 의사들은 골절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고 말해주었다. 

그렇지만, 수술 뒤 6개월이 경과되었음에도 여전히 요통은 사리지지 않은 채 엄청난 고통을 주었으며, 그로인해 삶의 질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가고 있었다. 그녀를 알게 되고, 나는 그녀가 한때 화가였으며 그림은 항상 그녀가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본질을 표현하는 방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작년에 그녀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했으며 작업실을 설치할 기력이 도저히 남아있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자신’의 중요한 부분이 아직 표현되지 않았기에 ‘온전함whole’을 느끼지 못했다. 흥미롭게도 ‘힐링’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온전하게 하는 것to make whole’를 의미한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둘 다 그녀가 다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그녀는 작업실을 차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예술에 온 마음을 쏟았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그녀의 고통은 더는 일상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자신의 삶을 ‘소유’함으로써, 그녀는 자신을 변화시켰고 온전함과 치유를 찾았다. 

사람들이 온전함을 찾는 데는 각기 다른 방법이 존재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종교와 영성을 통해 온전함을 찾으며, 다른 이들은 숲 한가운데나 혹은 항해를 통해서 찾으며, 그 밖의 다른 이들은 음악을 듣거나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치유’의 온전함을 찾는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의사나 의료 전문가의 도움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치유와 온전함을 위한 자신만의 열쇠를 보다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당신 삶의 어떤 중요한 부분이 당신이 처한 고통으로 인해 거부되고 있는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어떻게 당신의 삶에 다시 통합할 수 있는가? 

이 과정의 일부는 통합 의학을 실천하는 의사를 통해 치유 관계를 찾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통해 의사는 단순히 증상들의 집합이 아니라 당신의 삶과 성격을 이해하고 당신을 전인격체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서양의 관점에서 볼 때 증상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을 때 특히 유용하다. 의사는 당신의 개인적인 가치나 고통의 영향을 받는 삶의 중요한 부분을 알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예약 중에 또는 메모나 전자 메일을 통해 의사에게 알리도록 하라. 이러한 감정들 중 일부를 적는 행동은 고통의 결과로 인해 당신의 삶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명확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통에 관한 질문 목록

 

여기 당신의 고통에 관해 의사가 당신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 목록이 있다. 당신의 상태를 더 잘 알기 위해 지금 질문에 답을 해보기 바란다. 

1. 당신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무엇인가? 진단에 대해 적절한 기존의 모든 치료법이 고려되었나?
2. 보충제를 포함한 당신의 식단과 영양 수준은 어떠한가? 이것이 당신의 건강 문제와 어떤 관계가 있나?(예를 들어, 몸무게가 허리 통증을 가중시키나?)
3. 당신의 운동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어떻게 하면 그 상태에 맞는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나?(이것은 통증을 다룰 때 특히 중요하다.)
4. 가족, 직장 또는 기타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대처하나? 당신은 지금 어떤 감정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나? 거기에 대한 당신만의 대처 수단이 따로 있나? 스트레스에 대한 당신의 반응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나?
5. 당신의 영적 신념 체계는 무엇인가? 당신은 삶의 목적과 의미를 알고 있나? 일, 여가, 애정관계, 예술, 창의성 또는 자연에 대한 감정에 균형이 잡혀 있나? 

 

출처: Dr 아담 펄만(의학박사, 공중보건전문가, 미국의과대학 연구원)